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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의 불법토지거래

안산차도리 2010. 5. 18. 10:32

아합의 불법토지거래

 

부동산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사 1호입니다. 또한 한국인이 선호하는 재산 1호이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을 삐딱하게 볼 이유는 없습니다. 땅은 인생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땅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이상하지만 땅에 대해 무관심한 것 역시

문제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중 핵심적인 내용은 땅에 대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믿음을 지키는 이스라엘에게 땅을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사하신 땅에는 하나님이 정하신 원리가 있습니다. 여호수아 시대를 가나안 사회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모든 가족에게 땅이 분배되는 원리입니다.

가나안 사회에서 땅의 주인은 군주입니다. 백성은 그 땅을 빌어 사는 왕의 시종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는 모두가 땅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가나안 왕들이 이스라엘에게 필사적인

항전을 한 정치적, 경제적 이유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여호와를 믿는다는 것은 왕으로서의 권위를

다 포기하고 자기 땅을 백성에게 나누어 주어야 함을 뜻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한 후 왕이 땅을 혼자 차지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후에 왕정이 생겼지만

그 왕 역시 땅을 자기 소유로 주장하는 왕이 아닌, 참 왕 하나님의 섭정자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타락하자 하나님이 주신 기업인 땅을 왕들이 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합왕이었습니다.

 

아합은 나봇이 소유한 포도원을 탐내었습니다. 처음에 아합은 나봇의 땅을 정정 당당하게 매입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나봇과의 토지 거래는 율법에 따르면 불법입니다. 너무 가난해서 살길이 막히면

땅을 친족에게만 팔 수 있었으나, 50년마다 찾아오는 희년의 관습에 따라 그렇게 팔린 땅이 다시

회복되는 사회적 장치가 있었습니다.

나봇과 아합은 친족관계가 아니므로 땅을 거래하면 안되었습니다. 그러나 아합이 그 땅을 미치도록

갖고 싶어하자 그 아내 이세벨이 과감하게 모함하여 나봇을 죽이고 그 땅을 왕가에 속한 국유지로

만들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땅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의 증거입니다. 땅이 없던 애굽의 노예, 히브리인들에게

공평하게 배분된 삶의 터전은 하나님의 자비와 공의의 상징이자 실재였습니다.

또한 땅은 공의를 행하고 잘 경작하여 열매를 맺을 책임과 사명의 터전이었습니다. 그래서 농경지에도

안식년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합에게는 땅이 개인적인 부의 표상이었으며, 책임과 경영의 대상이

아닌 욕망풀이와 소유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 태도는 땅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소중한 피조물이자

인간의 삶의 터전으로 보지 않고, 거듭되는 거래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도구로 전락시킵니다.

 

이 땅의 회복을 포함하는 하나님의 구원, 앞으로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의 약속을 킫고, '지금 여기'

이 땅에서의 삶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이 땅을 소유한다면,

그 땅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잘 경작되어 열매를 맺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공법으로 경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맡겨주신 땅을 양식과 생명과 풍요가 있는 공간이 되도록

일구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인에게 맡겨진 사회적, 경제적 책임입니다.

 

큰숲맑은샘 2008년 5월호 이달의 말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