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숲 맑은 샘/성경속의 여인들

내조의 여왕 브리스길라

안산차도리 2009. 9. 3. 18:11

내조의 여왕 브리스길라

 

고린도의 브란젤리나

브래드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헐리우드의 유명한 배우이자 부부입니다.

두 사람의 이름을 합성하여 일명 브란젤리나라고 불리는 이 커플은 럴리우드 내에서도 몸짱, 얼짱으로 유명합니다.

수입만 해도 일 년에 수백억이 훌쩍 넘을 정도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들이지요.

브란젤리나 커플만큼 고린도에도 유명한 부부가 있습니다. 바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입니다.

이 부부는 유대인을 핍박하는 로마에서 쫓겨나 고린도로 이주해 장막을 짓는 일을 하고 있었지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이 둘은 어찌나 금슬이 좋은지, 성경에서도 고유명사처럼 이름이 항상 같이 등장하곤 합니다.

고린도에서 장막을 짓는 일을 했던 사도 바울은 그곳에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의 만남을 비유하자면 찐 고구마에 먹는 동치미 국물, 아니면 삶은 돼지고기에 찍어 먹는 새우젓 같다고나 할까요.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뿐만 아니라, 부족한 점을 서로 보완해주는 환상의 짝꿍이었지요.

원래도 하나님을 섬기고 있던 이 부부는 사도 바울을 만나고 나서 말씀으로 무장되고, 깊이 있는 신앙으로 거듭납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그리고 사도바울은 같은 업에 종사하는 동료로 시작해서, 마을의 이웃, 나아가서는 복음전파와

개척교회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만남이 됩니다.

 

부녀회장과 통장 아저씨

동네에 이런 사람 한명쯤은 꼭 있지요.

이것저것 참견하기 좋아하고, 발도 넓은, 게다가 호탕하고 정도 많아서 작은 것이라도 꼭 나누기를 좋아하는 사람 말입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딱 그렇습니다.

이 부부가 머물렀던 에베소에는 아볼로라는 지식인이 있었습니다.

일찍부터 하나님을 섬기며 성경지식이 풍부한 언변가였지요.

사람들이 듣기에 아볼로의 설교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지만, 오지랖 넓은 이 부부가 보기에는 2% 부족했습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아볼로를 집으로 초대하여 쿡 집어냅니다.

 

'우리 사수가 사도 바울인데 우리가 고린도에서 일 년 육개월 동안 그 사람하고 성경공부 좀 했거든.

 그 양반이 복음 설교에 고수인거 알지? 당신 설교에 복음이 조금 약하니까 참고 좀 해봐.

 우리말 들어서 손해 보는 사람 없다니까. 에이 설마 지적했다고 속 좁게 기분 나빠하는 건 아니지?'

 

정말 오지랖이 넓어도 너무 넓은 사람들입니다.

마을에서 천막을 짓는 일을 하는 부부가 지금으로 치자면 청와대 대변인과 같이 '말발'이 뛰어난 사람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것

자체가 남들이 보기엔 주체파악도 못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넓은 오지랖만큼이나 풍부한 성경지식과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포스를 느낀 아볼로 역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의 조언을 새겨들을 수밖에 없었지요.

작은 것도 크게 쓰시는 하나님께서는 이들의 넓은 오지랖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초청하고, 전도하는데 크게 사용하셨습니다.

 

내조의 여왕

아굴라는 슬쩍 아내의 눈치를 살핍니다.

이제야 비로소 편히 발 뻗을 작은 집 한채 마련하고, 넓은 오지랖으로 만난 정든 사람들도 많은데

무대포 정신 바울이 갑자기 고린도를 떠나 에베소로 가겠다고 합니다.

브리스길라는 남편의 마음을 알아챘습니다. 집값이 많이 떨어져서 지금 팔아봤자 손해날 게 뻔하지만, 친하게 지내던 옆집 새댁,

뒷집 할머니와도 헤어져야하지만, 브리스길라는 묵묵히 고린도를 떠날 준비를 합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환경인지 전혀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곳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에베소에서 그 유명한 에베소 교회를 개척한 후, 또다시 바울을 따라 로마로 이주합니다.

지금처럼 이삿짐 센타가 있던 것도 아니지만, 브리스길라는 그때마다 남편을 따랐습니다.

남편의 뜻은 바울의 뜻이고, 바울의 뜻은 곧 하나님의 뜻임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낯선 곳에 가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가는 곳마다 즐겁게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런 그녀의 오픈 마인드는 오픈하우스로 이어지고 지금의 셀 교회의 모델이 되었지요.

실과 바늘처럼 언제나 함께 등장하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하나님을 향한 명실상부한 최고의 내조의 부부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바가지 긁지 않고 조용히 남편을 따르고 하나님을 섬겼던

내조의 여왕 브리스길라가 있었음을 기억해야합니다~★

 

2009년 9월호 큰 숲 맑은 샘 中  이수영님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