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숲 맑은 샘/성경속의 여인들

결코 아름답지 않은 일심동체, 삽비라

안산차도리 2009. 7. 31. 10:32

코 아름답지 않은 일심동체, 삽비라

 

보약보다 강한 약발

간도 쓸개도 다 내어주지 그러냐. 다 키워놓은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생겨 온통 정신이 팔려있는 모습을 보는 어머니는

서운한 마음에 한 마디씩 하곤 하시죠. 좋으면 간도 쓸개도 다 내어 줄 수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만큼 마음이 동요되면 다 퍼주어도 아깝지가 않지요.

오순절 사건이 일어나고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방언을 받고 폭발적인 성령체험을 하게 됩니다.

보약을 먹으면 기운이 넘쳐 밤에 잠이 잘 안온다고들 하지요.

괜히 팔굽혀펴기도 해보고, 달밤에 체조도 해보면서 약기운을 어딘가에 소모해야 할 정도로 기운이 넘칩니다.

오순절 사건으로 성령체험을 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넘쳐흐르는 혜를 주체하지 못하여 어딘가로 흘려보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자신의 재산을 팔아 사람들과 나누어 쓰는 공동체 생활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빈부 격차가 심했던 그 시기에 가진 사람도, 없는 사람도 앞 다투어 재산을 내어놓았습니다.

바야흐로 내 것도 네 것, 네것도 네 것의 시대가 온 것이지요.

그러나 모두들 성령 충만한 상태였기에 욕심 부리는 사람 없이 기쁜 마음으로 내놓았습니다.

아마 간과 쓸개가 통용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빼어줄 수 있었을 겁니다. 그 정도로 성령의 약발은 강했지요.

 

삥땅치기와 바꾼 목숨

마을에는 아나니아와 삽비라라는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공동체에 나눠쓰기 붐이 일자, 마을에 바나바라고 불리는 사람이 자신의 밭을 팔아 제자들에게 전해주었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제법 큰 액수였는지, 온 마을에 바나바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좋은 인상을 주었지요.

가만, 내가 그런 사업에 빠질 수야 없지. 아나니아는 가만있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 소유의 땅을 팔아 바나바와 마찬가지로 제자들 발 앞에 바쳤습니다.

하지만 아나니아는 순수한 마음의 바나바와 달랐습니다. 땅을 판 금액에서 얼마를 삥땅치고 나머지만을 내놓았던 것이지요.

아나니아의 뻔히 보이는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기입니다.

베드로가 이 동네 시세를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하나님께서 보시고 '이거 함량미달이다'라고 쿡 집어 말씀해주시기 않아도,

아나니아가 가져온 돈을 시세에 한참 모자란 것은 한눈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나니아의 속보이는 행동은 결국 성격이 불같은 베도로에게 딱 걸렸습니다.

결국 아무 경고 없이 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부는 일심동체

아나니아의 아내 삽비라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집안이 고요합니다.

보통 때 같으면 여편네가 밥은 안하고 어딜 그렇게 쏘다니냐고 잔소리하던 남편도 보이지 않습니다.

남편 대신에 사도 중 한 명인 베드로가 집 안에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주인도 없는 집에서 뭐하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베드로는 삽비라에게 먼저 선수를 칩니다.

당신 부부가 내놓은 돈이 땅을 판 전부가 맞소?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있지요.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마음은 정말 찰떡궁합인가 봅니다.

아니, 당연한 것을 입 아프게 뭐하러 물어보시오?

삽비라는 아나니아와 똑같은 대답으로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지요.

결국 하나님의 노여움으로 삽비라 역시 남편과 똑같은 죽음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부부는 완벽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합니다.

배우자의 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방관한다면 그것 역시 자신의 죄로 돌아옵니다.

아나니아의 그릇된 욕심과, 그것을 바로 잡아주지 못했던 삽비라의 무책임한 행동은 아름답지 않은 일심동체의 표본으로

기록에 남겨졌습니다.

순종 자체를 보시는 하나님을 우롱한 대가지요~♣

 

                                                                                                              -  큰숲맑은샘 2009년 8월호 이수영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