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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는 바울, 1세기의 여행 환경(1)

안산차도리 2009. 7. 9. 12:01

길에서 만나는 바울
1세기의 여행 환경(1)

 

바울은 세번의 전도여행을 떠났다.

신약을 소개하는 대부분의 서적들은 바울이 언제 어느 도시를 방문해는지 설명한다.

그러나 막상 바울 자신은 여행 장소와 시간보다는 어떻게 여행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번 태장으로 맞고 한번 돌로 맞고 세번 파선하고 일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가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고후11:25~27)"

교통수단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여행과정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울이 살았던 1세기의 여행 환경을 고려하면 위 성경 본문에 기록된 여행 경험은 바울의 신앙과

사역에 큰 비중을 차지했음이 분명하다.

당시 여행 환경이 어떠했던가에 대한 정보는 신약성경이 기록되었던 시대에 저술된 여러 다른 책에서도

발견된다. 성경 기타 문서들을 토대로 당시 바울이 어떤 여행과정을 거쳤을지 알아보기로 하자.

바울시대와 현대 여행의 공통점이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가진 돈에 따라 여행의 질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바울은 돈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바울은 여러지역 교회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했다.(고후11:8~9, 빌4:14). 물론 천막을 만들어 자급자족을 했지만 넉넉한 수입은 아니었다.

한 곳에서 사업을 한다면 단골도 생기고 수입도 늘겠지만, 전도여행을 다니던 바울로서는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서 손님을 모아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당시 천막은 부자(富者)나 빈자(貧者)나 할 것 없이 여행하는 모든 이들의 필수품이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바울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볼때 바울의 여행 방법은 주로 도보였을 것이다.

마차는 구입 또는 대여비용이 만만치 않아 바울이 감당할 수 없었다.

말(馬)은 군사적 목적이 아니면 장거리 여행에는 쓰이지 않았다. 또한 당시에는 안장이 발달하지 않아서

어렸을 때부터 훈련받지 않은 사람은 탈 수 없었다.

당나귀는 짐을 나르는데는 유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 속도나 편암함을 증진시켰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돈만 더 들었을 것이다. 또한 당나귀 같은 동물을 가지고 여행했다가는 혹 여행 중에 로마군대에

의해 수용딜 수 있었다.

당대 철학자였던 에픽테쿠스(Epictetus)는 그의 어록에서 군인이 요구하면 소유하고 있던 동물을 즉시

내어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원할한 전도여행을 이해서는 바울이 동물을 이용해 여행했을리가 없다.

 

그렇게 도보로 여행했을 때, 그리고 당시 바울이 여행했던 지형과 기후등을 고려했을 때 바울이 하루에

여행 가능했던 평균거리는 대략 30km 정도였을 것이다.

물론 여행 중 다양한 변수들(악천후, 험한 지형, 여행중 만난 군대에 의한 징용 등)에 의해 그 정도 거리를

완주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본 글의 내용은
<Bible Rivew(1985. vol.1, no.2)>에 실렸던 Jerome Murphy-O'Connor의 글인 on the Road  and on the Sea with St. Paul :

 Traveling Conditions in the First Century"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큰숲 맑은샘 2009년 3월호 '이달의 말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