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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 내려놓고 - 2009년 5월호

안산차도리 2009. 7. 3. 12:41

 

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 내려놓고
                                                                                                                                  심준호 목사

 

어느 날 밤 이용규 선교사님의 「 내려놓음 」을 읽다가 눈꺼풀에 걸려 있던 잠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몽골이라고 위험한 곳이 아니고, 한국이라고 안전한 곳이 아니다.

하나님이 지키시는 곳이 안전한 곳이다.' 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아내와 딸, 그리고 나의 죽음을 미리 준비하라는 하나님의 사인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사인을 만날 수 있었다.
3살된 딸 아이가 멸치로 만든 과자를 먹고 목에 걸려 숨을 잘 쉬지 못하게 된 일이었다.
교회에서 늦게 퇴근하여 집 앞에서 주차를 하던 중 놀란 아내의 전화는 정신없이 2층집으로 뛰어 올라

가게 했다. 아이는 숨을 쉬지 못해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고, 엎어 놓고 등을 두드리고 손가락을 집어

넣어도 별 차이가 없었다.

급하게 비상 깜빡이를 켜며 마주오던 차들을 멈추게 하고 응급실을 향해 달렸다.
5분 정도 지났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부부에겐 그 시간은 마치 1년과도 같이 길게만 느껴졌다.


응급실에 거의 도착할 무렵 아이의 혈색이 돌아오는 것이었다.
아이에게 괜챦냐고 묻자 아이는 너무나도 쉽게  '응!' 이라 대답했다.
응급실이 아닌, 맞은 편 건물 앞에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이를 안았다.
1월 싸늘한 바람은 우리를 더 떨게 했지만,

그 앞에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하던 중 전날 읽었던 책 내용이 떠올랐다.

그리고 하나님께 다시금 우리 가족들의 생명을 맡기게 되었다.

 

'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 내려 놓고 내 주되신 주 앞에 나가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 내려 놓고 주님만 사랑해'

 

 

그 날처럼 이 찬양이 가슴을 사무치게 만들었던 적은 없었다.

하나님 앞에 다 내려놓고, 다 포기하고, 다 드린다고 말했지만

응급상황 앞에서 내가 풀고, 내가 해결하고, 내가 다 가지려 했던 이기적인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 찬양은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사는 십자가의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앞과 뒤에 배치되어 있는 단어의 구성은 마치 이 노래를 부르는 모든 사람들의 이율배반적인 해학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주님 한 분만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것이 성도들의 삶이어야 하는데, 

우리의 삶에는 너무나도 많은 주인이 있다.
'주님 한 분만 사랑하며 살겠다!'고 고백한 입술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만 사랑하고 섬기기로 결단했던 그리스도인을 초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던 감격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오랜 시간 매너리즘으로 또한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멈춰진 노래를 다시금 시작하게 하는 회복의 찬양

인 것이다.

 

'거친 파도 날 향해 와도 주와 함께 날아 오르리
폭풍 가운데 나의 영혼 잠잠하게 주 보리라'

 

폭풍우가 치는 검은 먹구름 위에 밝은 태양과 아름다운 구름바다가 평안의 노래를 부르듯이
인생의 주인되신 하나님의 손이 이끌려 날아오르기만 하면

오늘의 고통과 고난이 평강과 감사로 바뀔 줄로 믿는다.

그 하나님께 쉬지 말고, 지치지 말고 입술의 고백을 드리는 기쁨의 5월이 되기를 소망한다.

큰 숲 맑은 샘 2009년 5월호 CCM 산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