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숲 맑은 샘/성경속의 여인들

남편 대신 하나님편! 레아

안산차도리 2009. 3. 6. 12:03

♥ 남편 대신 하나님편!  레아

 

이왕이면 다홍치마

세상 남자들은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다 똑같은 모양입니다.

형 에서의 장자권을 팥죽 한 그릇으로 날로 먹으려했던 야곱 말입니다.

둔해보이던 에서의 분노가 생각보다 크자, 어머니인 리브가는 자신의 오라비 라반에게 야곱을 피신시킵니다.

에서에게 잡히는 날엔 야곱은 최소한 사망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목숨을 걸고 도망쳐 온 친척집에서 야곱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한눈에 반하고 맙니다.

바로 라반의 둘째딸 라헬이었지요.

세상에, 숨죽이며 조용히 살고 있어도 모자란 녀석이 여자에게 눈이 멀다니요.

역시 앞뒤 안 가리고 밀어붙이는 성격입니다.

하긴 그러니 배짱 좋게도 형의 장자권을 차지할 생각을 했겠지요.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라반의 첫째 딸 레아였습니다.

레아는 인물이 참 못났습니다. 시력도 좋지 않아, 아마 사물을 볼 때도 찡그리며 보았을 겁니다.

매력 따위는 없는 레아가 눈 높은 야곱에겐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여자가 좋은 건 모두 마찬가지니까요.

칠년 동안 집안일을 도우면 라헬을 아내로 준다는 외삼촌 라반의 말만 믿고, 야곱은 도우미 청년이 되어 열심히 일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잔꾀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또 어찌 보면 순진무구하기도 한 야곱의 성격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남편 복 대신 자식 복

남편 복 없는 년은 자식복도 없다더라. 우리나라 어미니들이 자주 하는 레퍼토리입니다.

하지만 칠남매의 어머니인 레아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칠년을 죽어라 일했지만,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맞이할 수 없었습니다.

라반은 약속을 어기고 첫째 딸인 레아를 야곱에게 몰래 시집보낸것이죠.

눈물을 머금고 레아와 결혼을 했지만 라헬을 향한 야곱의 마음은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남편이라는 작자가 딴 여자를, 그것도 자신의 동생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모습을 지켜봐야하는

레아의 마음은 초라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물론 묻지마 결혼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엿한 부부인데 남편은 물론, 피를 나눈 동생 라헬까지 눈치를 보기는커녕

아예 두 번째 부인으로 들어앉아 버렸습니다. 이거 완전히 언니 체면이 아주 말이 아닙니다.

레아에게 의지할 것은 하나님과 아이들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하나님께 구하며, 또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했습니다.

시작이 잘못되어 처음부터 삐거덕거린 결혼생활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레아의 마음을 만지시고, 깊이 위로해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레아에게서 난 자녀들을 축복해주기까지 하셨지요.

바로 난 넷째 아들 유다를 통해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아주 특별한 축복 말입니다.

라헬 역시 꿈꾸는 사람으로 유명한 요셉을 얻지만, 예수님을 배출한 명문가 유다에 비할 수가 있을까요.

 

천하의 백그라운드

실력이 형편없는 운동선수가 상대편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뭔지 아세요? 그것은 바로 심판을 매수하는 겁니다.

판정승이라는 심판의 특권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레아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야곱에게도 사랑받지 못했고, 결혼생활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레아의 손을 들어 주셨습니다.

건강한 아이들을 많이 주셨고, 또 예수님의 가문도 만들어주셨습니다.

그런 레아를 보고 예쁜 것도 죄가 되냐고 라헬이 억울해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결코 예쁜 것은 죄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만을 믿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독이나 다름없습니다.

한눈에 반할만한 외모로 남자 홀리는데 정신 팔린 라헬보다는,

못생긴 얼굴로 하나님 나 여기 있어요. 하고 하나님만 바라보던 레아가

하나님 보시기엔 휠씬 사랑스럽고 아름답지 않았을까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내얺고 고백하며 찬양하던 레아,

레아야말로 천하 제일의 심판을 만나 역전의 판정승을 거둔 여인이었습니다~♥

 

       -  큰숲맑은샘 2008년 5월호 이수영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