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숲 맑은 샘/성경속의 여인들

순종으로 시작된 계보, 동정녀 마리아

안산차도리 2009. 3. 6. 11:51

순종으로 시작된 계보,

동정녀 마리아

 

손가락질 당할 순종을 선택하다.

보통의 천사들은 대개 좋은 것을 선물로 주고 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갑자기 마리아에게 나타난 이 천사는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합니다.

마리아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잉태하였으니 부디 잘 키워달라지 않나,

아기 이름도 미리 다 지어 놓고 와서는 예수라고 부르라고 하지 않나,

처녀의 앞길을 막아도 유분수지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마리아는 어안이 벙벙합니다.

 

그런데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죠. 저는 아직 숫처녀거든요. 생각해보니 마리아는 좀 억울합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더 황당합니다.

성령으로 잉태된 특별 케이스라서 잉태와 관련된 일말의 과정을 생략하였다나요.

게다가 그 아이가 장차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몸이라고 은근히 화려한 족보를 내세우며

부담감을 팍팍 안겨줍니다.

 

잘 키울수 있겠지? 천사는 우물쭈물하며 쉬이 대답을 하지 못하는 마리아의 주위를 돌며 재촉합니다.

아무래도 대답을 하기 전까진 밤새도록 저러고 있을 것 같아, 마리아는 마음의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여종이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대답이 끝나자마자 징글징글한 천사가 드디어 마리아를 떠나 사라졌지요.

 

마리아의 대답은 하나님의 강요에 의해 희생된 여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순정이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처녀가 잉태한 사실은 몰매 맞아 죽을 만큼 큰 죄였거든요.

하나님께서는 이미 예수님의 어머니로 마리아를 찜하셨지만 만일 마리아가 거부한다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마리아가 선택 할 수 있도록 기다리셨던 것이죠.

비록 사람들에게는 손가락질 당할 비난의 대상이었지만, 처녀의 몸으로 쉽지않은 순종을 선택한 마리아는

과연 하나님께 찜 당할 만한 여인이었습니다.

 

남편 복 있는 여자가 자식 복도 있다.

천사에게 덜컥 약속을 하였지만, 마리아에게는 요셉이라는 약혼자가 있었습니다.

요셉은 신실하고 선한 사람으로 소문난 사람이었지만,

그렇대도 약혼녀의 임신 소식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겁니다.

요즘 같았으면 정신적 피해보상을 해라, 고소하겠다며 변호사 선임도 마다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신사적이었던 요셉은 다른 것은 묻지 않고 조용히 파혼을 하려고 했었지요.

성령으로 잉태한 사실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 뿐더러 믿었던 약혼자마저 파혼선언을 하니

마리아는 앞 일이 캄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순종한 마리아응 보살피고 계셨습니다.

요셉의 꿈에 사자를 보내어 성령으로 잉태한 마리아를 끝까지 책임지라는 귀여운 협박으로 압력을 넣었지요.

요셉도 마리아와 마찬가지로 순종하며 말도 안되는 이 상황을 모두 받아들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귀가 닫힌 사람이라면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리아의 편이 되어준 요셉,

장남이자 세상을 구원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

비록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마리아에게 큰 축복을 주셨습니다.

바로 구세주 예수님과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 요셉을 만나게 해 주신것이지요.

 

엄친아 예수님

엄마 친구 아들 중에 꼭 이런 사람이 있지요.

공부 잘하고, 성격 좋고 거기다가 인물까지 출중한 어디 한군데 흠 잡을데 없는 완벽한 사람,

늘 우리를 주눅들게 하지만,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엄마 친구 아들을 줄여서

요즘 유행어로 '엄친아'라고 합니다.

'엄친아'를 둔 부모님은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할까요.

동창회를 나가도 아들 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저 집 아들은 공부도 잘하고 못하는게 없다더라'하고 주위에서 부러워하면 어깨가 으쓱해지곤 하겠지요.

 

아기 예수는 마굿간 구유에서 태어나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음을 당하시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았습니다.

태어난 곳도 죽음을 당한 곳도 결코 화려하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어머니로서 마음 아픈 일도 참 많았을겁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이 마리아를 통해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오셨다는 것은

마리아에게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의 계보입니다.

순종을 통해 '엄친아' 예수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었고,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예수님의 어머니로 유명한

신약시대의 대표적 여인이 되었던 것이지요.

 

                                                                             큰 숲 맑은 샘 2009년 2월호에서  글쓴 이 : 이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