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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 밖의 사람들

안산차도리 2010. 2. 5. 13:15

괄호 밖의 사람들
김양규
2010.2.1

 

오늘 사도행전 마지막 장을 읽다가 괄호 밖의 사람들을 보았다.

멜리데 섬의 토인들과 추장 보블리오..
그들은 우연히 바울 일행을 만나 횡재를 한다.
복음을 듣고 영육간 구원을 얻은 것이다.

또 그들 덕분에 바울 일행이 큰 도움을 받는다.
바울의 로마 항해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이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바울 일행이 정말 어찌 되었을까.

난파된 배에서 파도에 떠밀려 온 바울 일행.
마침 내리는 비때문에 춥고 배고프고 떨고있던 그들에게 따뜻이 다가간 이가 그들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하나님이 바울 일행을 위해 멜리데 섬에 미리 예비해놓으신 히든 카드였다.

멜리데는 바울의 선교여정에 아예 들어있지도 않던 코스였다.
멜리데, 그 몰타 섬에 누가 살고있는지 전혀 몰랐고, 또 거기서 무얼 할 아무런 스케쥴도 없었다.
적어도 바울 일행의 일정표에는 멜리데 섬 따위는 들어있지 않았다.
괄호 밖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스케쥴에는 그곳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님의 일정표에서 그들은 당당히 괄호 안의 사람들이었다.

바울의 타고있던 멀쩡한 배가 깨어지고, 본의아니게 멜리데 섬으로 표류하게 된 것은,
알고보면 보블리오와 그 일대의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였다.
바울은 그곳에서 해야할 사명이 있었던 게다.

그리고 바다에서 잃었던 모든 것들을 거기서 모두 보충받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음식을 공급받아 새 배를 타고 다시 떠나는 휴게소가 된다.


이제껏 사도행전을 공부하면서 멜리데 섬의 사람들에 대해 묵상해본 적은 없었다.
단지 그들은 무식한 야만인, 바바리안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곤 했었다.

그런데 가만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손에 귀히 쓰임받은 중요한 인물들이었고,
그래서 그 영혼마저 창세전부터 구원이 약속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바울 일행의 배는 깨뜨려져야만 했었고,
그들은 배에서 죽을 고생을 하며 헤엄쳐와야만 했던 것이다.
멜리세 사람들은 그만큼 가치있고 의미있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이렇게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들을 만나게된다.
전혀 계산에도 없던 이들과 교우하게 된다.
평소에 전화번호도 외우고, 항상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닌,
집이 어디며, 성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 한번도 소식조차 듣지 못했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나의 기호와는 전혀 상관없이, 본의와도 전혀 관계없이,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 또 그런 이들을 만나게 하실지 모른다.

바바리안처럼 여겼던 그들이,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을 것만 같았던 그들이 나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생명을 구원해주는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주는 도구로 쓰일지도 모른다.

항상 내 머릿속에서 맴돌던 사람들이 아닌, 괄호 밖의 사람들인 그들에게서 이렇게 결정적인 도움과 은혜를

받게될 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들을 만나 생각지도 않았던 생명을 나누어줄지도 모른다.

 

우린 항상 괄호 안의 사람들만을 생각한다.
우리의 행동반경도 언제나 그 안에 국한되어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
괄호 밖의 사람들...

우리가 알지 못하고, 기대하지도 못했던 그 숨겨진 사람들을 활용하여 당신의 일을 이루어가신다.

오늘 내가 만날 괄호 밖의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 한주일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하신 괄호 밖의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들 있을까..

오늘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날들,
내가 만나 생명을 나누어 주고,
나 또한 그들에게 생명의 은혜를 얻을 괄호 밖의 사람들, 그들은 누구일까.
기대와 흥분으로 시작하는 월요일이다.

벌써 해가 뉘엇뉘엇.. 오늘저녁부터 꽤 추워진다는데..

 

(해와달에서 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