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누기/좋은 글

달팽이와 청상추

안산차도리 2009. 7. 14. 22:15

 

 

□ 달팽이와 청상추

 

달팽이는 한 몸에 암수기능이 같이 있는 양성동물입니다.

그래서 사랑이나 결혼 때문에 싸울 일도 없고, 시기 질투나 다툴 일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혼자 교미를 해서 스스로 번식하지는 않습니다.
두 마리의 달팽이가 만나 서로의 암기능에 수기능을 교차로 합체시켜 처음에는 둘 다 아버지였다가

잠시 후에는 둘 다 잉태한 어머니가 되는 신비한 사랑을 합니다.

느릿느릿 다니는 특성 때문일까요?

달팽이는 평생에 그렇게 한번의 교미로 약 150마리의 새끼를 낳게 됩니다.
만약 달팽이들에게 발이 달려 자주 사랑을 하게 된다면

이 세상은 온통 달팽이 세상이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대만에서는 갑자기 번식한 달팽이떼가 기습하여 하룻밤 사이에 5백트럭분의 야채를 먹어버린 사건도

있었다고 하니 느림보 달팽이라고 얕잡아 볼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삼겹살 싸 먹으려고 정성껏 기르는 청상추 잎을 어떤 벌레가 자꾸 갉아먹기에 자세히 찾아 봤더니

달팽이였습니다.

상추밭을 샅샅이 수색하여 달팽이를 모두 잡아 우리 집에서 멀-----------------------------------리

아주 멀리 떼어놓고 왔습니다.

고놈들이 우리 집에 다시 찾아오려면 시간 좀 걸리겠지요?

오기 전에 얼른 상추를 따서 먼저 삼겹살 싸 먹어부러야겠습니다.  햇볕같은 이야기ⓒ최용우   

'글 나누기 >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지기일기> 경고 / 구명(求名)   (0) 2009.07.20
가난에는 이유가 있다.  (0) 2009.07.15
므비보셋의 식탁  (0) 2009.07.13
누구 다른 이 없소?   (0) 2009.07.10
오후 5시에도 하나님은 계신다 !   (0) 200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