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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비보셋의 식탁

안산차도리 2009. 7. 13. 23:15

므비보셋의 식탁

                                                                                                                              이응도(미국)

 

얼마 전 한국 텔레비전의 「스타킹」이라는 쇼 프로그램 중에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10살 전후의 시각장애우들로 구성된 「한빛빛소리」중창단이 나와서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미 지난주에 그 프로그램에 나와서 1등을 차지했던 아이들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듣는 관객들도, 함께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연예인들도, 그리고 TV를 보던 저와 아내도

함께 울었습니다.

천사처럼 맑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아이들의 꿈을 생각했습니다.

이미 꺾여지고 포기하는데 익숙해져 있었을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많이 좌절하고 얼마나 많이 낙심해야 더 이상 슬퍼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내 아들과 같고 딸과도 같은 아이들의 고운 꿈이 상처 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시대가 가지고 있는 냉엄한 현실을 생각하면서 한편 안타까운 마음을,

다른 한편 그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인물 므비보셋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사울 왕의 손자요 요나단의 아들로, 다리가 불편한 불운의 왕자였습니다.

그의 불행은 단순히 다리가 불편하다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가 계속 왕자로 남을 수 있었다면, 그래서 권력과 돈을 소유할 수 있었다면 또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아니 집안이 망하지 않았다면 그는 다리를 다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왕인 할아버지와 왕자였던 아버지를 함께 잃던 날, 유모는 어린 므비보셋을 안고 몸을 피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너무 서두르다 아이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떨어진 아이를 급히 데리고 피신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는 결국 두 다리를 함께 절게 된 것

입니다.

수천 년 전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에서 권력을 잃은 왕가(王家)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처절한 숙청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는 로드발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사울의 남은 식솔들과 함께 이름 없이, 두려움 속에 그저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습니다. 지난날의 영광은 이미 다 사라졌습니다. 이미 희망도 사라졌습니다.

 

그때 새로운 왕이 된 다윗은 자신의 친구였던 요나단을 기억합니다.

다윗이 신하들에게 말합니다.

    “사울의 집에 아직도 살아남은 사람이 있느냐?

     내가 요나단을 인하여 그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리라!”(삼하 9:3)

그때 사울의 종이었던 시바라는 종이 나타나

    “요나단의 아들 하나가 있는데 절뚝발이니이다” (삼하 9:3)라고 보고합니다.

 

므비보셋을 설명하는 두 표현을 보십시오.

하나는 ‘요나단의 아들’ 이며 또 하나는 ‘절뚝발이’ 라는 말입니다. 이 두 표현은 서로 어울리고 있습니까?

하나는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얻을 수 있었던 영광의 이름이었는데,

다른 하나는 상처와 아픔만 있는 이름입니다.

“요나단의 아들이었는데, 지금은 절뚝발이”라는 것입니다.

다윗이 신하들에게 명하며 므비보셋을 데려오게 했습니다.

므비보셋이 두려워 떨며 다윗 앞에 나왔습니다. 다윗이 따뜻한 음성으로 말합니다.

     “아들아, 무서워하지 말거라. 네 아버지 요나단은 내게 정말 좋은 친구였다.

      내가 네 아버지와의 우정을 생각해서라도 네게 은총을 베풀 테니 너는 안심하여라.

      내가 네 할아버지 사울의 모든 밭을 다 네게 되돌려주고

      또 너는 항상 내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하자꾸나.” (삼하 9:7)

므비보셋의 삶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므비보셋의 저는 다리를 보지 않고 그의 아버지였던 요나단과의 관계를 먼저 생각했던 한 사람,

바로 다윗 때문입니다.

실패와 절망의 마을 로드발에서 다윗의 아름다운 식탁에 앉게 된 것입니다.

 

저는 한빛빛소리 중창단의 아이들이 장차 앉을 식탁을 생각합니다.

그 식탁은 바로 하나님의 식탁입니다.

우리의 모든 연약함과 부족함을 보지 않으시고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신 주님,

우리를 위해 목숨을 버리신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주신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정말 좋은 음성을 가진 지호,

       이웃들에게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다던 보경이,

              닉쿤에게 뽀뽀를 받아 기분 좋다던 민주,

                     얼굴을 만져야 잘 생겼는지 못생겼는지를 알 수 있는 영근이, 엄지,

                            피아니스트가 꿈인 은복이…

그 모든 아이들은 우리 하나님의 식탁에서 누구보다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그들의 모든 부족함의 잔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가득 채우고 기쁨과 감사함의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의지하는 모든 성도들을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 (엡 2:6)라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아름다운 상에 함께 앉아 거룩하고 복된 잔을 함께 마실 것입니다.

 

힘든 세상을 살면서 너무 어려워 말고, 너무 힘들어 하지 말고, 우리를 위해 준비된 그 식탁을 기억하며,

새로운 용기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므비보셋에게 다윗의 식탁을 준비하셨고

              성도에게 그리스도의 식탁을 준비하셨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인터넷 갈릴리마을 가족

해와 달 2009년 7월호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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