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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달린 것

안산차도리 2009. 9. 10. 00:04

□ 귀에 달린 것

 

둘째딸이 귀를 뚫겠다고 졸라대서 '귀를 잘 못 뚫다 죽은 사람도 있다'며 공갈을 쳤더니 토라져서

들은 척도 안 하네요.


이스라엘 민족이 에굽에서 탈출하기 전 흠 없는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집 문설주나 인방에 바르

라고 명령한 일이 있었습니다.(출12:1-14)
왜 문설주에 피를 바르라고 했을까요?
유대 율법에 어떤 이유에서든 남의 종이 되었을 경우 6년 후에 그 주인은 종을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종이 자유의 몸이 되어도 딱히 갈 곳이 없다거나 주인의 은혜가 너무 커서 영원히 종으로

남고 싶어 할 경우 주인은 그 종의 귀를 문설주에 대고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서 증거로 삼고 귀에는

주인을 상징하는 귀걸이를 달아줍니다.
당연히 문설주에는 종의 귀에서 흐른 피가 묻었고, 그것은 '나는 주인의 영원한 종'이라는 흔적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문설주에 피를 바르라고 한 이유는 그분이 주인이시며 소유권자라는 표시입니다.


요즘 여자들 귀에 온갖 다양한 귀걸이들이 달랑거립니다.

비싼 보석에서부터 아령 같은 귀걸이, 한번 잡아당겨 보고 싶은 충동이 막 드는 전철 손잡이 같은

둥근 귀걸이, 심지어 뱀 형상의 귀걸이도 있습니다.


귀에 뭘 다는 것은 '영원한 종'이라는 뜻이고, 귀에 달린 것은 그 사람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니까요.

보석이 달려 있으면 그녀는 보석의 종이고, 뱀이 달려 있으면 뱀의 종이고,

가짜가 달려 있으면 허영의 종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십자가 귀걸이는 없을까요? 있으면 하나 사고 싶습니다.

(아무도 없을 때 문 걸어 잠그고 방안에서 한번 살짝 걸어보게요. 나는 주님의 영원한 종입니다.)

 

ⓒ최용우  [햇볕같은이야기] 2009.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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