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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터너(page turner)

안산차도리 2009. 7. 28. 15:57

페이지 터너(page turner)
윤삼열_목포 정명여중 교목

 

음악회에서 종종 피아니스트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페이지 터너(page turner)'로 악보를 넘겨누는 사람입니다.

'악보를 넘기는 사람이 연주 전체를 망칠 수 있다'

호로비츠의 말처럼 페이지 터너는 복잡하고 어려운 연주에서

특히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페이지 터너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점이 있다고 합니다.

화려한 옷을 입거나 액세서리를 해서도 안되고, 연주자를 건드려서도 안되며, 악보를 넘길 때 소리를 내서도 안됩니다.

또한 악보를 너무 빠르게 넘기거나, 너무 늦게 넘기면 연주의 흐름을 끊어 연주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맞추기 위해 피아니스트와의

호흡이 중요합니다.

언제나 연주자 다음에 무대에 올라야 하고, 연주가 끝난 후 우렁찬 박수갈채가 쏟아질 때도 의자에 앉아 연주자를 지켜봐야

합니다.

 

그래서 '페이지 터너' 란 영화를 감독한 드니 데르쿠르

'페이지 터너의 역할은 일종의 자기 소멸'이라고까지 이야기합니다.

객석에 앉아 느긋이 연주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그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없는

무대위의 또 다른 연주자, 드러나지 않지만 꼭 있어야 하는 사람이

페이지 터너입니다.

 

어느 시대나 영향력이 큰 영웅은 필요합니다.
제대로 된 리더 한 사람이 수 많은 사람을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스타와 영웅같은 리더는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키워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스타는 빛나지만, 그를 키우는 사람은 빛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스타를 키우는 사회가 건강하고 희망이 있습니다.

 

바나바는 성령이 충만한 사람으로 바울에게 좋은 코치이자 멘토였습니다.

사울을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기꺼이 사울을 변호하고(행 9:26), 안디옥으로 데려와 함께 사역하고(행 11:26), 선교사로

파송받자 사울을 돕는 조력자가 되었습니다(행 13:46).

바나바는 15장 이후에 이름조차 나오지 않지만 사을을 바울로 키워낸 좋은 코치였습니다.

그러했기에 위대한 사도 바울이 탄생한 것입니다.

스타는 코치가 키웁니다. 코치가 많은 사회, 코치로 살려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성숙한 사회입니다.

 

                                                                                                                      큰숲 맑은 샘 2008년 9월호 '창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