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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놔유! 죽어도 못 놔유!

안산차도리 2010. 12. 29. 13:08

못 놔유!

죽어도 못 놔유!

 

김무경

 

연기자(演技者)들을 보면 썩 잘 생기지 않았는데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오래도록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한 분이 여러분도 잘 아시는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역으로 유명한

탤런트 김수미씨입니다.

그녀가 쓴 책 가운데에 일곱 살 때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있어 소개합니다.

 

어느 여름날, 아버지를 따라서 들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막내딸인 수미에게 막내딸 이상으로 아끼는 송아지를 맡기고 개울로 멱을

감으러 갔습니다.

아버지가 딸에게 송아지를 맡기면서 말하기를,

“큰 성 시집갈 밑천이여, 잘 먹여.”

얼마 후, 갑자기 천둥소리가 요란하더니 온 천지가 깜깜해졌습니다.

얌전히 풀을 뜯던 송아지가 천둥소리에 놀라 언덕 아래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수미는 밧줄을 팔에 감았습니다.

송아지가 언덕 아래 자갈밭에 도착하자 수미는 그만 쓰러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질질 끌려 자갈밭을 뒹굴며 끌려갔습니다.

손이 터져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가냘픈 옷은 찢겨졌고 배에서 가슴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달려왔는지 아버지가 천둥소리만큼이나 큰 소리로,

“밧줄을 놔 버려, 밧줄을 놔 버려”하고 소리를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어린 수미는 가시덤불에 팔뚝이며 배가 쓸려서 시뻘건 피를 흘리면서도 소리를

쳤습니다.

“못 놔유, 죽어도 못 놔유! 우리 성 시집 못 가유!”

구르다시피 뒤쫓아 온 아버지는 송아지를 멈춰 세웠고, 가슴이 찢겨져 피가 뚝뚝 떨어

지는 어린 딸을 품에 안고 아버지도 딸도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못 놔유! 못 놔유! 주님 절대로 못 놔유!

 주님을 놓치고 나면 지는 망해유! 그래서 주님을 절대로 놓을 수 없이유!”

 

사랑하는 여러분!

다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여러분들의 삶 가운데 가슴 아픈 사연들이 너무 많습니다.

목사랍시고 몇 마디 말로

“잘 될 겁니다! 하나님 믿고 기도하세요”이런 소린 못하겠네요.

세상 사람들이 볼 때에는 실패한 목사요,

가진 것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는 목사지만요,

도움이 되지도 못하면서 힘내라고 몇 자 적어 올리기는 싫네요.

그저 힘든 분들 성함 적어놓고 아버지 하나님께 투정하면서 아뢸 수밖에요!

 

원망하고 싶으면 원망하시고요. 소리 지르고 싶으면 실컷 소리 지르시자고요.

우리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때리시지 않으실 겁니다.

 

김수미씨가 그 송아지 밧줄을 잡고 늘어졌던 것처럼,

우리 주님이 피난처 되시니 우리는 주님만 붙잡고 늘어지시자고요.

 

갈릴리마을 해와달 2010년 12월호에서
김무경 목사

한국시각장애인 기독교연합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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