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숲 맑은 샘/성경 속 콤플렉스

장자권에 집착하는, 야곱의 콤플렉스

안산차도리 2011. 3. 12. 08:28

장자권에 집착하는 야곱의 콤플렉스

 

이수영

 

장자권 뺏기 프로젝트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일란성 쌍둥이들은 서로 닮았습니다.

생김새나 성격, 취미도 버릇도 비슷하지요.

그렇지만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도 엄연히 위계질서란 것이 있습니다.

일분이라도 먼저 세상에 너온 사람이 첫째가 됩니다.

 

야곱과 에서도 쌍둥이입니다.

사냥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에서가 형, 신중하고 조용한 야곱이 동생이지요.

자연스럽게 상의 빛을 먼저 본 순서로 형과 동생으로 정해졌지만 에서가 먼저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그의 발뒤꿈치를 잡고 따라 나오려고 할 정도로 야곱은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장자권을 노린 조용한 야심가였습니다.

그것도 한번도 아닌 두번씩이나 교묘하게 장자권을 빼았아 에서를 울리고 말지요.

 

세상의 기준으로는 형 에서가 장자권을 가지고 있었고, 장자의 축복 역시 에서가 받아

야 마땅했습니다.

하지만 장자권에 대한 집착이 대단했던 야곱은 차근차근 장기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먼저 오랜 사냥기간에 녹다운 되어 돌아온 에서를 팥죽 한그릇으로 유혹합니다.

배고픈데다 단순하기까지 한 에서는 그만 팥죽 한 그릇에 자기의 권리인 장자권을

야곱에게 팔아버리고 맙니다.

이것을 필두로 형 에서에게서 장자권 빼앗기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혹독한 대가를 치루다.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야곱에게 팔아넘겼지만 에서는그리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이삭은 에서가 사냥해서 잡아오는 맛있는 요리에 눈이 먼 노인이 되어, 야곱

보다는 에서에게 더 많은 사랑과 집착을 보였으니까요.

 

이삭은 에서에게 맛있는 별미를 만들어달라고 하고 죽기 전에 장자의 축복을 하겠노라

고 선언을 하지요. 하지만 에서에게 또 다른 복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어머니

리브가였습니다.

이삭과는 다르게 야곱에게 무한사랑을 보여준 리브가는 이 사실을 듣고 이삭이 좋아

하는 별미를 만들어 야곱에게 아버지에게로 가서 장자의 축복을 얻으라고 귀띰을

하지요.

리브가의 도움으로 절묘한 타이밍에 기회를 잡은 야곱은 이삭을 속이고 드디어 장자의

축복을 얻어내는데 성공합니다.

뒤늦게 나타난 에서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어 이삭에게 매달려 보지만, 이미 도장 꽝

꽝 찍혀 나간 장자권은 야곱에게 이관된 후였지요.

하지만 모든 것을다 빼았긴 에서가 가만있을리가 없습니다.

이삭이 죽으면 야곱을 죽이겠다고 다짐하는 것을 리브가가 듣고 야곱을 오빠인 라반의

집으로 피신을 시킵니다. 형의 장자권을 빼았은 대가는 생각보다 혹독햇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집을 떠나아했고, 그것은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기약없는

그네 삶이었습니다.

 

야곱의 지독한 축복 집착

외삼촌 라바의 집에 온 지도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야곱은 그동안 라반의 딸인 레아와 라헬을 아내로 얻고 그동안의 고생한 품삯으로

받은 많은 가축과 함께 떠나온 고향을 항해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오래전 장자권을 뺐어 도망치듯 나왔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에서를 만날

자신이 없었지요. 에서가 아직도 자신을 저주하고 있다고 겁을 먹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에서에게서 자신과 가족을 지켜달라고 떨며 하나님께 애걸복걸하며 빌 정도로

소심하고 겁이 많았던 야곱이지만, 축복에 대한 집착만큼은 무시무시할만큼 지독

했습니다.

그리고 야곱의 축복에 대한 집착은 에서를 만나라 가는 도중 절정에 이릅니다.

하나님께서 보낸 천서와 밤새도록 씨름하면서 축복해주기전까지는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것이지요.

 

세상의기준으로 야곱은 어쩌면 출생 콤플렉스를가지고 있고,

집착도 심한 일종의 결핍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천사를 지치게 할 정도로 축복에 목숨을 건 야곱의 모습은 하나님께서 보시기

에는 얄미움의 대상이 아닌, 감동의 사람이었을겁니다.

울지도 않고 조르지도 않는 아이보다는 원하는 것을 말하고 떼쓰고 소망하는 아이에게

한번의 손길이 더 간다는 것을 어쩌면 야곱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결국 야곱의 장자권과 축복의 집착은 인간의 결핍이 아닌,

하나님에 대한 지독한 집착이 아니었을까요.

 

큰숲 맑은 샘 2011년 2월호에서